2008-04-14

[도서리뷰] 미래를 읽는 기술

디지털 카메라가 140년 된 필름기업인 아그파를 파산에 이르게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음반업계를 휘청거리게 만들고 음악 유통 구조의 변화를 가져온 mp3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거꾸로 만약 이들 업계가 미래 연구를 통해 다가올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대비했다면 아이튠즈를 탄생시킨 애플, 고무장화 제조업체에서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사가 된 노키아와 같은 기업이 되어있지 않을까?

미래연구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예지력? 예언?

흔 히 미래연구라고하면 예언가를 떠올리게 되는데, 저자는 미래연구는 절대로 예지력이 아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전달하는 간단한 방법이라고 한다. 이 책은 미래연구를 맥주산업을 예로 들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그 방법을 한 번 살펴보자.

먼저 특정 산업을 분석하기 위한 첫 단계는 해당 분야를 넓은 시각에서 시스템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예로 든 맥주 산업에 있어서는 "농업->양조->포장->운송->유통->소비자->폐기물과 재활용"에 이르는 맥주와 관련된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이다. 시스템을 보다 넓은 시각에서 살펴보기 위해서는 STEEP이라는 도구가 유용하다. STEEP은 사회, 기술, 경제, 환경, 정치(Society, Technology, Economy, Environment, Politics)의 약자로써, 거시적인 트렌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분석 툴이다.

두 번째 단계는 대상 산업 시스템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전 단계로써 대상 산업의 트렌드를 조사하는 일이다. 트렌드 조사는 우선 관련 업계의 '오늘'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대상 산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잡지 및 웹사이트를 다음과 같은 관점하에 조사한다.

  •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트렌드는 무엇인가?
  • 여러 출처에서 계속 다루어지는 공통된 주제는 없는가?
  • 계속 눈에 띄는 이름이나 주요 기관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 이 분야를 대표하는 선두주자는 누구인가?

관 련 업계의 '오늘' 관심사를 파악한 후에는 상호 검토 학술지, 정부 보고서, 심층 기업 분석 등 보다 신빙성있는 출처를 조사하여 전문가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정확한 데이터를 얻는다. 해당 데이터를 수집한 후에는 그 속에서 트렌드를 파악한다. 트렌드는 보통 직선형(상승, 하강, 정체 등), S곡선(상승 후 한계), 포물선(급격한 상승), 역포물선(급격한 하락)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맥주 산업과 관련한 트렌드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보자.

  • 미국의 맥주 소비량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와인이나 증류주외 비교해 줄어들고 있다.
  • 맥주의 세계화가 진행중이다. 중국은 곧 세계 최대의 맥주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다.
  • 세계경제가 지식경제로 전환하고 있고, 사무직 근로자들은 맥주만큼이나 보드카를 즐긴다.

다음 단계는 트렌드로부터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가능한 최고의 전문가로부터의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잡지나 보고서의 예측, 증권회사들의 관련 산업 분석 및 예측 등의 자료를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의 미래 예측 자료를 수집한 후에는 이를 바탕으로 미래 예측이 가지는 '잠재효과'를 이해하는 것이다. 즉,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그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 우리의 사업을 잠식할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가?
  • 고객은 늘거나 줄지는 않았는가?
  • 새로운 규제의 가능성은? 지지해야할 공공정책은?
  • 미래가 선진국, 제2, 제3세계 국가에 미칠 영향은?

잠재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도구로써 미래 수레바퀴와 상호효과 분석을 이용할 수 있다. 도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책을 참조하기 바란다.

다 음 단계는 파악한 잠재효과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사람은 분석적 글쓰기 보다 서술적 이야기를 통해서 전달된 내용을 훨씬 더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서 파악한 잠재효과를 설명하는 것이다. 즉, 잠재효과들을 엮어서 미래에 있을만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 시나리오를 들려줌으로써 미래연구 결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다.

어떤가? 그럴싸한가? "나도 한 번 관심있는 산업에 대한 분석을 이 책에서 소개한 방법에 따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나는, 정말 실전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기획, 산업분석, 미래연구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댓글 2개:

익명 :

서평을 보고나니,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그나저나 블로그는 어떻게 운영하실건가요? 지금까지는 '국내ID관리' 항목으로 rss를 구독했는데, 이제는 어디로 옮겨야할지 고민입니다~ ㅎㅎ

ChangHee Lee :

그러게요, 저도 고민이네요.
현재 업무가 연구기획 쪽이니 아마도 그런 쪽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